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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스르기

매화 향기 같은 삶

 

 

매화 향기 같은 삶



매화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소재로 하여 수묵 위주로 그려진 묵매, 묵란, 묵국, 묵죽 등을 합쳐서 四君子로 불려집니다.

이러한 명칭이 붙게 된 것은 수많은 식물들 중에서도 매화는 설한풍 속에서 맑은 향기와 함께 봄을 제일 먼저 알리며 피고, 난초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리고, 국화는 늦가을 찬 서리를 맞으면서 깨끗한 꽃을 피우고, 대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하는 등, 그 생태적 특성이 모두 고결한 군자의 인품을 닮았기 때문이었다.


여기 잔설을 뚫고 이른 봄에 향기 날리는 매화에 대한 시가 한수 문득 떠오릅니다.


* 東 塢 梅 初 動 ( 동오매초동) : 동쪽 둑에 매화가 피어나니.

* 香 來 托 意 深 ( 향래탁의심) : 그윽한 향기나 느껴지는구나.

* 明 知 在 籬 外 ( 명지재리외) : 울타리 밖에 있음이 분명하여.

* 行 到 却 難 尋 ( 행도각난심) : 달려가 보니 찾을 길이 없네.


  -중국 송나라 시인 육유(陸 游 ) -

 

고고함을 지닌 것은 언제나 요란하지 아니 하나 봅니다. 매화는 그 향기는 은은하면서도 멀리까지 퍼져 나갑니다.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 그 향기를 즐기면 좋으련만. 사람들은 조급한 마음에 울타리 밖을 기웃거리며. 향기의 실체인 매화나무를 먼저 찾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알기라도 하듯. 매화 향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맙니다. 


허둥대며 손으로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는 향기의 안타까움처럼. 매화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속에 향기의 그윽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향기는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입니다. 생명이 진실할 때 그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자랑할 것도 뽄 낼 것도 없는 진솔함 그대로입니다.

사람의 인격에서 품어 나오는 향기 또한 그렇습니다. 누구에게 실체를 덜어내 보일 일도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정으로 맑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노라면 주위에 풍겨오는 매화 향기처럼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채워주는 사람이되 어 질 테지요.


일상에서 실체를 보이려는 요란함을 피우는 삶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매화나무가 아닌 매화 향기로 살아가는 존재로 살아 갈수 있다면 이상 더 큰 행복한 축복이 어디 있을까 합니다.